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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로 갈지, 대출 받아 집을 살지 고민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신혼집을 구하면서 몇 달을 이 문제로 머리를 싸맸습니다. 주변 사람들 의견이 딱 반으로 갈려서 더 헷갈렸는데, 결국 엑셀을 켜고 5년 후 자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숫자로 따져본 뒤에야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봅니다.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구조가 아예 다르다
처음에 저는 매달 나가는 돈이 적은 전세가 당연히 유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계산을 시작해보니 그 판단이 틀렸다는 걸 금방 깨달았습니다.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돈이 움직이는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이란 집을 담보로 맡기고 은행에서 빌리는 대출로, 매달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방식입니다.
전세대출은 반대입니다.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빌리는 돈으로, 만기까지는 이자만 내다가 계약이 끝나면 원금을 한꺼번에 상환합니다. 매달 나가는 돈은 적어 보이는데, 이 부분이 함정입니다. 전세자금대출이란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빌리는 정책성 대출을 뜻합니다. 금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자만 보면 전세가 훨씬 가벼워 보이는 착시가 생깁니다.
하지만 진짜 비교는 여기서 시작해야 합니다. 전세는 5년 동안 이자만 내고 나면 보증금이 그대로 돌아오지만, 자산은 한 푼도 늘지 않습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매달 갚는 원금 상환분만큼 내 집의 지분이 쌓입니다. 원금 상환분이란 매달 내는 대출 상환액 중 이자를 제외한 나머지, 즉 실제로 빚을 줄이는 금액을 가리킵니다. 이 차이를 무시하고 월 지출만 비교하면 5년 뒤 어느 쪽이 유리한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직접 돌려본 5년 자산 시뮬레이션 결과
기준을 맞추기 위해 같은 5억 원짜리 집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를 계산했습니다. 전세 시나리오는 보증금 4억 원을 전세대출로 빌리고 연 4퍼센트 금리로 이자만 납부하는 방식입니다. 5년간 총 납부 이자는 약 8천만 원이고, 계약이 끝나면 보증금 4억 원을 그대로 돌려받으니 순자산 변화는 0입니다. 8천만 원을 그냥 쓴 셈입니다.
매매 시나리오는 5억 원짜리 집에 1억 원을 자기자본으로 넣고 4억 원을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하는 구조입니다.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을 적용했는데, 이는 매달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을 동일하게 갚아나가는 상환 방식입니다. 연 4.5퍼센트 금리 기준으로 계산하면 5년간 갚은 원금은 약 6천만 원이고, 이자는 전세보다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갚은 원금 6천만 원은 고스란히 내 자산입니다.
여기에 집값 변수를 넣으면 이야기가 더 달라집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유지해왔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연평균 2퍼센트 상승을 가정하면 5억 원짜리 집이 5년 뒤 약 5억 5천만 원이 됩니다. 이때 남은 대출 잔액을 제하고 계산한 순자산은 전세보다 훨씬 큽니다. 집값이 오르지 않고 제자리에 머문 시나리오도 돌려봤는데, 그래도 원금 상환분 6천만 원 덕분에 매매 쪽 순자산이 앞섰습니다.
제가 계산에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은 보유세와 유지비였습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같은 보유세는 집을 소유하는 동안 매년 납부해야 하는 세금입니다. 5억 원대 주택이라면 재산세는 연간 50만~80만 원 수준이고, 수리비 등 유지비를 포함해 연 100만 원 내외로 잡았습니다. 5년이면 500만 원인데, 이것도 더해봤습니다. 그래도 원금 상환분과 집값 상승분을 넘어서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이 계산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아래 조건 중 하나라도 크게 어긋나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대출금리가 5년간 현재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 않을 것
- 집값이 10퍼센트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
- 5년 안에 집을 팔고 이사할 계획이 없을 것
- 취득세와 중개수수료 등 초기 거래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을 것
금리 시나리오는 따로 돌려봤는데, 금리가 6퍼센트 이상으로 오르면 5년간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져서 매매의 우위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실제 대출금리는 언제든 움직일 수 있으니, 이 부분은 반드시 보수적으로 잡는 것이 맞습니다(출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숫자가 유리해도 전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
제 계산 결과로는 매매가 5년 후 순자산 면에서 앞섰습니다. 그런데 저희 부부는 결국 전세를 선택했습니다. 숫자로 딱 떨어지지 않는 변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배우자 직장 특성상 5년 안에 다른 지역으로 발령 날 가능성이 꽤 컸습니다. 집을 팔 때 드는 양도세와 중개수수료를 감안하면 단기간 보유 후 매도는 오히려 손해가 날 수 있었습니다. 양도세란 부동산을 팔 때 매도 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보유 기간이 짧을수록 세율이 높게 적용됩니다.
집값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매매를 선택했는데 집값이 20퍼센트 하락하면 순자산이 전세보다 훨씬 나빠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시나리오에서는 전세가 훨씬 안전했습니다. 저는 "숫자가 유리한 쪽이 정답"이라는 접근보다 "내 상황에서 어느 리스크가 더 감당하기 어려운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세를 선택한 후에도 그 시뮬레이션 파일은 지우지 않았습니다. 2년 뒤 계약 갱신 시점에 집값과 금리 조건만 업데이트해서 다시 돌려볼 계획입니다. 한 번 만들어두면 재사용하기 편하고, 상황이 바뀌었을 때 빠르게 비교할 수 있어서 꽤 유용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세대출 이자와 주택담보대출 이자 중 어느 쪽이 더 저렴한가요?
A. 일반적으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정책금리 변동과 개인 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생기고, 이자만 비교하면 전세가 유리해 보여도 원금 상환 효과와 집값 변동까지 합산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월 지출만 보지 말고 5년 단위로 총 비용과 자산 변화를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Q. 집값이 오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매대출을 받는 게 위험하지 않나요?
A. 집값 하락 리스크는 매매 선택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변수입니다. 제 시뮬레이션에서도 집값이 10퍼센트 이상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매매 쪽 순자산이 크게 나빠졌습니다. 집값 상승이 확실하지 않은 지역이라면 원금 상환분으로 쌓이는 자산 효과만 믿고 매매를 선택하기보다, 하락 시나리오까지 포함해 자신이 감당 가능한 손실 범위를 먼저 계산해보시길 권합니다.
Q. 5년 안에 이사할 가능성이 있으면 무조건 전세가 낫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지만, 이사 가능성이 높다면 매매 후 단기 매도 시 발생하는 양도세와 중개수수료가 자산 증가분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저희 부부도 이 부분을 계산에 넣고 나서 전세를 선택했습니다. 이사 계획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5년 안에 팔 경우 손익"을 별도 시나리오로 돌려보면 판단이 한결 쉬워집니다.
Q. 원리금균등상환과 원금균등상환 중 어떤 방식이 유리한가요?
A. 원금균등상환(元金均等償還)은 매달 갚는 원금을 일정하게 고정하고 이자는 잔액에 비례해 줄어드는 방식입니다. 초기 상환 부담이 크지만 총 이자 납부액은 원리금균등상환보다 적습니다. 초기 현금 여유가 있고 총 이자 절감을 원한다면 원금균등상환이 유리하고, 매달 일정한 지출을 선호한다면 원리금균등상환이 편합니다. 어느 방식이든 5년 시뮬레이션에서는 초기 원금 상환 속도 차이가 있으므로, 본인 자금 상황에 맞게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Q. 취득세는 시뮬레이션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나요?
A. 취득세(取得稅)란 부동산 등을 취득할 때 납부하는 세금으로, 매매가액의 1~3퍼센트 수준에서 부과됩니다. 5억 원 주택이라면 취득세만 500만~1,500만 원이 초기 비용으로 나갑니다. 이 금액은 입주 시점에 한꺼번에 나가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시작 시점의 초기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취득세를 빠뜨리면 매매의 초기 투자 비용이 과소평가되어 결과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전세냐 매매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이 선택은 "이번 달 얼마 내느냐"가 아니라 "5년 뒤 내 자산이 어떻게 달라지느냐"로 판단해야 후회가 적습니다. 지금 당장 엑셀 한 장을 열고 자신의 금리 조건, 집값 시나리오, 이사 계획을 직접 넣어보시기 바랍니다. 숫자를 직접 만져보고 내린 결정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또는 부동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시뮬레이션은 은행 대출 상담 또는 공인 부동산 전문가와 함께 진행하시길 권합니다.

